은희경 산문집
감수성 예민한 소녀가 주변을 둘려보며 느끼는 감정들을 다이어리에 써내려 가는 듯한.
전문 작가의 문학작품 연재 중 감수성을 가장한 우울함이 다가왔을 때
작가적으로 글을 써내려 간 그것들.
이 모든 것들이 좋은 시 한편을 제대로 음미한 것 처럼
그/그녀 에게 위로가 되고 위로가 되는.
책에서 발췌
어찌하여 삶은 시작되는 순간부터 소멸해가는가 [두이노의 비가] 의 한구절
여행에서 가장 좋은 건 닥쳐온 의무와, 그리고 일상적 절차에서조차 벗어난 ‘완벽하게 혼자 있는 시간’이라고. 그 시간에만 가질 수 있는 순진하고 온전한 감정과 그 감정을 보자기처럼 고스란히 감싸서 보존할 수 있는 고적함, 그게 좋다
돌아오면 역시 또 그 사람으로 살겠지만 나, 떠나기 전과 100퍼센트 똑같은 사람은 아니에요.
‘욕망을 버렸더니 기쁨도 사라졌다’는 제 말에’오히려 그 반대 아닐까요, 기쁨이 있어야 욕망이 생기는’이라고 대답하셨네요. 나를 기쁘게 하는 일에 미쳐보는 것, 그거야말로 절정이겠죠. 하지만 상처받을까 두려워 그냥 욕망하지 말기를 해버리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짧게 지나가겠지만 영원히 정지해 있을 거란 기대 품게 만드는 봄, 이라는 4월의 문자.
‘짧게 지나가겠지만’에 하루 울고, ‘영원히 정지해 있을 거란 기대’에 하루 기운 내며 시간이 흘렀다.
봄이 이어진게 여름이겠지? 봄의 끝이 아닌 거지?